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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에서 수건을 한 장만 사용한 이유?
작성자 대외협력과 작성일 2018-05-24
조회수 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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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에서 수건을 한 장만 사용한 이유?
대외협력과 2018-05-24 709



△ 강연을 펼치고 있는 손봉호 교수. ⓒ사진 이성재(홍보팀)

우리는 일상 속에서 ‘기본’을 얼마나 지키며 살고 있을까? 기본을 지키기는커녕 우리는 평소 기본을 지키는 사람을 되레 이상한 눈으로 보고 있지는 않은가?

이런 사례를 보자.

출장이 잦은 그는 호텔에 숙박하면서 수건을 단 한 장만 쓴다고 한다.

그는 2박3일을 호텔에 묵어도 한 장의 수건으로 해결한다. 그것도 수건을 반으로 구분해(눈으로) 위쪽은 얼굴 닦고 아래쪽은 발을 닦는다고 한다. 또 샴푸나 린스 등은 쓰지도 않고 비누만 사용한다고 한다.

“자기 얼굴 닦은 수건인데 뭐가 그렇게 더러워졌다고 새 수건을 쓴단 말인가요?”

이것이 이 사람의 항변이다. 바로 손봉호 석좌교수(고신대학교)다.  

그는 24일 오전 7시부터 부경대 소민홀에서 열린 부경CEO행복인문학콘서트에 강사로 나서 150여명을 대상으로 강연했다. 주제는 ‘한국 사회가 요구하는 윤리’였다.

그는 이날 새벽 강연을 위해 지난밤 부경대 게스트하우스에 묵었는데, 그 방에서 자신이 수건을 그렇게 사용했다고 강연 도중 밝힌 것이다. 

그는 왜 그랬을까? 이 ‘수건의 사례’ 속에는 이날 그가 하고 싶었던 말이 모두 함축되어 있는 듯 했다.

그는 “내가 훌륭한 사람이 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다른 사람을 불행하지 않게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면서 “윤리란 직·간접적으로 다른 사람에게 고통을 주지 않도록 행동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만약 그가 수건을 여러 장 헤프게 사용했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 지는 자명하다. 여러 사람이 고통을 받게 되고 결국 크든 적든 낭비가 초래되는 것이다.

손 교수는 “인류는 사람이 사람에게 해를 가하지 않도록 예의와 윤리, 법률이라는 제도를 만들었다.”면서, “특히 우리가 윤리를 지키지 않으면 결국 사회적 약자가 피해를 본다는 점에 주목해야한다.”고 말했다.

이를테면 ‘뇌물이란 가난한 사람의 돈이 부자에게 직행하는 것’(H. Bury), ‘부패란 주린 사람이 먹는 빵을 빼앗는 행위’(세계은행) 등에서 비윤리적인 행동이 약자의 피해로 이어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교통질서가 파괴되면 교통약자가 피해자가 되며, 환경이 오염되면 가난한 사람이 피해자가 되는 것이 현실이라는 것.

손 교수는 “한국인의 부정직성은 한국의 윤리문화에 기인한다. 외양을 꾸미고 다른 사람의 이목을 중시하는 문화 때문.”이라면서, “사회 분위기를 바꿔야한다. 윤리교육과 희생을 감수하는 도덕적 선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2017년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의 신뢰도 조사결과를 소개했다. 100점 만점에 정부는 4.0, 기업 3.0, 국회 0.8, 시민단체 29.9, 언론 10.9, 종교 9.7이었다.

그는 “이런 극심한 불신 때문에 시간과 에너지의 낭비가 클 수밖에 없고 갈등이 생길 수밖에 없다.”면서, “OECD에서 두 번째로 높은 갈등지수 때문에 매년 270조원 손실이 생긴다는 보고가 있다.”고 말했다.

손 교수는 “그러므로 정직이 바로 돈이다. 정직한 사람이 성공하면 점점 저 많은 사람이 정직해진다. 그러면 정직한 사회가 된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팔순이었지만 강연 내내 꼿꼿한 자세였고, 곡진한 어투였다. 그는 윤리강연을 많이 다닌다고 했다. 그의 윤리론은 이런 거 같았다.

“조금씩 양보하면서 생활하는 원칙을 지키고 간단한 절제만 해도 약한 사람 보호되고 경제가 살아나는 선순환이 일어나서 결국 모두에게 이익이 되고 모두가 행복하게 된다.”

경북 포항 출신인 손 교수는 서울대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자유대학교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국외국어대 교수, 서울대 사회철학과 교수, 한성대 이사장, 동덕여자대 제6대 총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 서울대학교 명예교수이자 고신대학교 석좌교수이며, 기아대책 이사장, 나눔국민운동본부 대표, 서울문화포럼 대표이사 등을 맡아 활약하고 있다. <부경투데이>


△ 강연하고 있는 손봉호 교수.

△ 강연 행사 전경.

△ 참석자들이 강연이 끝난 뒤 단체 기념촬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