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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장님이 이임식에서 우셨다고요?
작성자 대외협력과 작성일 2020-09-02
조회수 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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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장님이 이임식에서 우셨다고요?
대외협력과 2020-09-02 1242

1일 오후 2시 부경대 대학극장. 

코로나로 50명 이내의 교직원만 참석하고 유튜브로 생중계되는 가운데 김영섭 총장의 이임식이 열렸다. 

8년 동안의 총장직을 내려놓는 행사로는 너무 조촐하다는 말도 있었지만, 간소함이 주는 경건함도 괜찮았다는 전언도 있었다. 

이날 행사는 김창경 교무처장의 김 총장에 대한 약력 및 업적소개, 교기 및 대학열쇠 인계, 대학경영백서 봉정, 내외빈 영상축사, 업적 동영상, 이임사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부경대 명예총장인 김재철 동원그룹 명예회장은 영상 메시지를 통해 “지난 수년간에 김 총장의 소통과 화합 리더십으로 모교 부경대가 크게 발전하였다.”면서 “동문으로서 가슴 뿌듯하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국내외 인사들의 영상축사에 이어진 ‘업적 동영상’이었다.

제목은 <‘우리의 영원한 셀럽’ 김영섭 총장님께 드리는 어느 부경대생의 편지>였다.

이 영상은 김 총장의 8년 여정을 8분 동안 서정적인 분위기로 보여준다. 내레이터는 ‘부경투데이TV팀’ 아나운서인 중국학과 1학년 한승완 3학년 이수빈 학생이 맡았다.

이 영상은 ‘총장님께 드리는 편지’라는 형식을 빌어 ▷세계수산대학 유치추진, 드래곤벨리 조성 등 지역과 인류공동체를 위한 참다운 노력들, ▷유엔서포터즈 등 각종 프로그램에서 얻었던 자신감, ▷창의문화복합공간으로 탈바꿈한 캠퍼스에 대한 자부심, ▷세상을 향한 김 총장의 포용과 배려의 따뜻한 리더십 등을 보여주면서 학생들이 감사드리는 내용을 담고 있다.

행사가 끝나고, 채영희 부총장이 말했다. “업적 영상을 보시던 총장님이 우시던데요. 총장님이 눈가를 훔치자 옆에 계시던 사모님이 그 모습을 보고 엷게 웃으셨고요.”

김 총장은 어느 대목에서 울컥하셨던 걸까? 아마 이 대목이었을 거 같다. 

모차르트 Clarinet 협주곡이 시작되면서 김 총장의 얼굴사진 몇 개가 화면 가득히 차례로 등장한다.

1992년 교수임용 당시 사진 → 1974년 입학 때 학적부 사진 → 고교 졸업 앨범 사진.  

이런 영상 위로 한승완 이수빈 학생의 멘트가 번갈아 흐른다. 

“총장님. 이 사진 기억나시지요? 아마 저만한 때였던 거 같습니다.
사진 속, 이 ‘훈남’의 꿈이 자라 자신을, 부경을, 사회를 변화시켰습니다.
우리도 ‘청년 김영섭’처럼 꿈꾸겠습니다.
이 빛나는 부경의 시간을 나와 세상을 향한 사랑의 시간으로 채우겠습니다.
그리하여 우리의 후배들에게 우리가 낸 새로운 길을 자랑스럽게 보여주겠습니다.
우리 부경의 영원한 셀럽, 김영섭 총장님을 사랑합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총장님^^.”

영상이 끝나고 이어진 이임사. 김 총장은 자리에서 일어나 이임사를 위해 단상으로 걸어 나왔다. 그 짧은 순간 울컥해진 마음을 누르고 있음이 역력히 느껴졌다. 어떻게 마음을 수습했을까? 직접 쓴 이임사를 읽어 내려가는, 담담하고도 열정적인 그의 목소리가 대학극장을 가득 채우기 시작했다.

다음은 이임사 전문.

사랑하고 존경하는 부경가족 여러분!

저는 오늘 여러분이 맡겨주신 지난 8년간의 부경대학교 총장의 소임을 마치고 이임 인사를 드리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부경대학교 발전을 위해 바쳤던 시간이 자랑스러울 수 있도록 도와주시고 격려와 위로를 해주셨던 모든 분들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8년 전과 4년 전에 총장에 취임하면서 다짐하고 약속했던 가슴 벅찬 포부도 생각나고, 무거운 책임에 노심초사했던 생각이 나기도 합니다. ‘명문대학 행복한 부경대’의 꿈과 희망을 이루기 위해 여러분과 함께 해온 세월이었습니다. 그동안 저를 믿고 함께 해주신 부경가족 모든 분들께 다시 한 번 고마움과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통합으로 훌쩍 커져버린 대학 규모에 걸맞는 시설 인프라 확충에 필요한 예산확보를 위해 관계부처로 함께 뛰어주고 공사를 책임져주셨던 모든 분들, 쏟아지는 각종 대학평가에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게 불철주야 헌신해주셨던 모든 분들, 국립대학 최상위권의 정부지원사업을 유치해주셨던 모든 분들, 우수 신입생 유치와 취업, 대학의 글로벌화를 위해 최선을 다해주셨던 모든 분들, 훌륭한 연구와 산학협력으로 대학을 빛내주셨던 모든 분들, 아름다운 캠퍼스 관리를 위해 묵묵히 애써주셨던 모든 분들, 열정과 따뜻한 마음으로 대학의 꽃이 되어준 모든 학생들, 뜨겁게 모교를 사랑해주셨던 모든 동문들, 그리고 가까이에서 하나의 불편도 없도록 챙겨주신 비서실 직원 선생님들!! 모든 부경가족 여러분의 따뜻한 마음과 정을 어찌 잊을 수 있겠습니까. 항상 기억하고 감사드리겠습니다.

사랑하는 부경가족 여러분!
저는 오늘 제게 맡겨진 사명과 역할을 마무리 짓고 총장의 직을 물러나면서 부경가족 여러분께 몇 가지 당부의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우리 부경대에는 그동안 참으로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그동안 여러분과 함께 많은 것들을 이루어냈고 오늘의 자랑스러운 부경대를 만들었습니다. 짧은 시간 안에 이루어낸 ‘부경의 발전’을 우리가 아는 것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부러워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냉철하게 우리 자신을 바라보면 우리는 아직도 많이 부족합니다. 우리가 도전하고 가야 할 길은 멀고도 험합니다. 어제가 되어버린 과거의 성과에 만족하지 말고 미래를 바라보며 다시 한 번 신들메를 고쳐 매어야 합니다.

‘교육받은 사람은 계속 공부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을 자각하고 있는 사람이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어느 대학을 졸업했는지, 어디에서 유학했는지 등이 공부한 사람을 평가하는 지표였습니다. 그러나 미래는 끊임없이 공부하는 사람이 아니면 교육을 받은 사람이라고 말할 수 없게 될 것입니다. 인류가 만들어 낸 최고의 가치를 갖는 제도는 대학입니다.
대학은 ‘널리 배우고 자세히 묻는 박학(博學)과 심문(審問)’을 근본으로 합니다. 대학은 ‘신중하게 생각하고 명확하게 판단하는 신사(愼思)와 명변(明辨)’의 내적 힘을 키워주는 곳입니다. 또한 대학은 ‘충실히 실천하는 독행(篤行)’으로 개인의 인격을 완성하고 사회를 이롭게 해주는 곳입니다.
지식전달에만 치중하고 있는 대학의 존재가치에 대한 사회의 비판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가운데서도 부경가족 여러분은 더욱 치열한 연구와 교육, 독실한 실천으로 우리 부경대학의 정체성과 존재가치를 한껏 높여나가는 멋진 주인공이 되어 주시길 당부 드립니다.

‘인무원려 필유근우(人無遠慮 必有近憂)’라는 말이 생각납니다. ‘사람이 멀리 내다보고 깊이 생각하지 않으면 필시 가까운 곳에 근심을 만난다’는 의미입니다. ‘인구절벽’ ‘4차산업혁명’ ‘코로나19’ ‘대학재정’ ‘대학교육 불신’ ‘청년실업’ 등등 많은 화두가 우리에게 닥쳐 와있고 또 다가오고 있기도 합니다. 깊이 생각하여 길을 찾아내는 ‘심사득리(深思得理)’의 지혜를 발휘해야 합니다.
‘삶은 어렵고 힘든 것이며 내가 오늘 준비하고 걸어가는 이 길이 역사가 된다’는 진실을 깊이 이해하고 받아들이면 우리는 근심을 피하고 성공의 길로 갈 수 있습니다. 준비를 실패하면, 실패를 준비하는 것이 됩니다. 부경 집단지성의 힘으로 미래를 준비하고 현재 문제를 극복하며 당당하게 명문 부경대학의 새로운 역사를 써 내려가 주시길 당부 드립니다. 

사랑하는 부경가족 여러분!
우리 대학이 더 크게 발전하기 위해서는 서로 신뢰하고 소통하며 협력하는 조직문화를 진작시켜야 합니다. ‘나는 그리고 우리는 왜 이 일을 하고 있는가?’에 대해 끝없이 묻고 답해야 합니다. 기본과 원칙을 지키며 매사에 정성과 믿음을 다하는 ‘경사이신(敬事而信)’과 신뢰가 무너지면 설 수 없다는 ‘무신불립(無信不立)’의 가르침을 항상 되새겨야 합니다.
대학경영의 대부분은 상호신뢰에 바탕한 소통과 협력에 관련이 있고, 그 성패도 달려 있습니다. 지나친 소통과 협력이란 있을 수 없습니다. 어려운 상황에 처할수록 절대적인 소통과 협력의 시간을 늘려가야 합니다. 총장을 포함한 모든 교직원은 서로 머리를 맞대고 마음을 열어가야 합니다. 신뢰와 소통과 협력을 통해 새로운 해결책을 모색해나가야 합니다. 그렇게 하여 모든 어려움을 극복하고 부경가족 한분한분 모두가 부경대 발전의 아름다운 승리자 되어주시길 당부 드립니다.

이제 우리 부경대는 신임 총장을 중심으로 새로운 혁신의 불을 지펴야 할 때가 되었습니다. 신임 총장은 전환기에 서서 과거 그 어느 때보다 어렵고 힘든 책임과 사명을 짊어지게 될 것입니다. 훌륭한 리더십보다 더 중요한 것은 품격 있는 팔로우십입니다. 대학발전은 총장의 리더십보다 오히려 여러분의 따뜻한 팔로우십에 달려 있습니다. 행복한 부경대의 미래는 부경가족 여러분의 가슴 속에 이미 답이 있습니다. 신임 총장이 감내해야 할 무거운 책임과 사명의 무게를 미리 헤아리시고, 신임 총장과 함께 명문 부경대의 꿈을 이루어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사랑하고 존경하는 부경대학교 가족과 부경대학교를 아껴 주시는 여러분!
저는 여러분의 과분한 관심과 격려 속에서 8년을 지냈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다시 한 번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8년의 임기를 무사히 마칠 수 있는 것도, 작은 성과나마 이룰 수 있었던 것도 모두 여러분의 덕분입니다. 절대 잊지 않겠습니다. 여러분 모두의 행복과 부경대 발전을 위해 항상 기도드리겠습니다. 그동안 정말 고맙고 감사했습니다. 부경가족 여러분 사랑합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부경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