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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수 '향파'의 면모는?
작성자 대외협력과 작성일 2018-06-12
조회수 5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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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수 '향파'의 면모는?
대외협력과 2018-06-12 586



△ 향파 이주홍 교수.

어쩌면 제자사랑, 학교사랑이 이처럼 간절할 수 있었을까?

직접 글씨를 쓰고 그림을 그려 대학 교지의 표지를 꾸미고, 학교 생일 때마다 기념축시를 써 학보에 싣고, 또 그 학보에 수많은 칼럼을 통해 학생들의 의식을 일깨워 주었던 대학교수의 작품 모음집이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부경대학교 전신 부산수산대에서 1949년부터 국문학을 가르치다 1987년 작고한 향파(向破) 이주홍 교수(1906∼1987)의 작품 모음집 「이주홍과 수산대학」(이주홍문학재단 刊)이 그것.

작고한 지 31년이 되었지만, 그가 40년 가까이 후학을 양성했던 대학과 제자들에게 남긴 사랑의 흔적은 여전히 뜨겁다. 이런 향파의 족적은 요즘 점점 멀어져가는 사제(師弟) 관계에 경종이 되고 있다.  

이 책은 제1부 동화와 소설, 제2부 수필, 3부 시, 4부 학보 교지 기고글, 5부 고정칼럼과 서화(書畫) 등으로 구성됐다. 대학신문에 실린 작품들을 모은 것이다. 

향파의 제자로 지금은 이주홍문학재단 이사장인 류청로 전 부경대 교수, 향파의 책상을 물려받았을 정도로 향파를 존경하고 사랑받았던 문학평론가 남송우 부경대 교수(국어국문학과), 학보사 기자였던 윤한삼 부경대 교수(생태공학과)가 엮었다.

이 책은 시 소설 아동문학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한국 문화예술계의 큰 봉우리로 우뚝했던 향파의 제자와 대학 사랑이 얼마나 뜨거운지 느낄 수 있게 한다.

그는 부산수산대 교지 「백경」의 표지 글씨를 매호마다 새로 쓰고 삽화를 그려 표지를 직접 디자인했다. 

요즘 유행하는 캘리그래피(calligraphy)의 원조라 불러도 좋을 만큼 그의 글씨와 그림은 자유분방한 아름다움을 풍긴다는 평을 듣고 있다.

대학신문인 「수대학보」에도 해마다 신년호 서화와 글과 글씨, 학보 생일 축하 화보와 기념 휘호를 실었다. 그가 쓴 대학개교 기념축시도 수두룩하다. 또 학보에 ‘호롱불’이라는 고정칼럼을 집필해 학생들의 잠든 정신을 일깨우는 데도 정성을 쏟았다.

「수대학보」에 실린 ‘청년의 향기’(1954년)라는 제목의 수필을 통해 그는 제자들에게 이렇게 주문하고 있다.

‘순수하고 정직하고 야성적인 곳에 청년다운 매력이 있다. 그들이 무모한 위험을 되풀이한다고 해서 웃을 일이 아니다. 그들이 정상적이 아닌 곳으로 방종한다 해서 근심할 일도 아니다. 인간은 항상 자기의 체험에서 선악의 분별을 실감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원양승선실습을 나갔다가 바다에서 숨진 청춘들의 넋을 위로하는 백경위령탑에 쓰인 비문 ‘장한 넋들’도 그가 썼다(1971년). 연극부 학생이 사고사로 숨지자 ‘이도령의 죽음’이라는 제목의 시를 학보에 남기며 제자의 죽음을 슬퍼하기도 했다(1991년). 

‘바다의 아들’이라는 제목의 대학 행진곡 가사를 썼고(1966년), ‘대학박물관’, ‘백경회관’ 같은 대학 건물의 간판 글씨도 그가 직접 썼다.

이처럼 날마다의 삶 자체가 문학이었던 그에게 문학은 무엇이었을까? 학보에 실린 수필 ‘참된 문학정신이란’(1961년)에서 향파는 “참된 문학의 정신은 만물에 대한 끊임없는 사랑이다.”라고 했다.

류청로 이사장은 “향파 선생님이 부산수산대학에 남겨놓은 사랑의 흔적과 문학적 향훈이 이 책을 통해 오래 간직되고 더욱 멀리 퍼져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부경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