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이 100개가 넘는 물고기는? | |||
작성자 | 대외협력과 | 작성일 | 2019-05-02 |
조회수 | 593 |
이름이 100개가 넘는 물고기는? | |||||
대외협력과 | 2019-05-02 | 593 |
부경대학교 인문한국플러스(HK+)사업단(단장 손동주)과 국제신문 공동기획 <동북아 바다…인문학으로 항해하다>의 열여섯 번째 글의 소재는 ‘출세어(出世漁)’였다. 양민호 부경대 HK 연구교수는 지난 4월 26일 국제신문 17면에 실린 ‘밥상 위의 출세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출세어에 얽힌 흥미로운 이야기를 소개했다. 양 교수는 “크면서 이름이 바뀌는 물고기를 ‘출세어(出世魚)’라 하는데 치어(稚魚)에서 성어(成魚)까지 성장 단계별로 다른 명칭을 가진 물고기를 가리킨다.”고 말했다. 그는 “출세어의 어원은 일본에서 에도(江戶) 시대까지 무사나 학자가 성인이 되거나 출세하였을 때 이름을 바꾸는 관습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그 관습에 빗대 ‘성장과 함께 출세하는 것처럼 명칭이 바뀌는 물고기’를 출세어라 칭하고 ‘운수 또는 재수가 좋은 귀한 생선’으로 해석해 새로운 출발을 축하하는 자리 또는 잔치 음식에 자주 쓰였다.”고 밝혔다. 양 교수는 대표적인 출세어로 농어, 숭어, 방어를 소개했다. 그는 “농어는 자라는 상태에 따라 다양한 이름을 가진 출세어.”라면서, “농에, 까지맥이, 깔다구, 껄떡이, 깡다구, 껄떡, 연어병치, 독도돔, 절떡이, 보껄떡이, 가슬맥이 등 지역별로 이름이 많다. 이 가운데 어릴 때에는 민물에서 살다가 첫겨울에 바다로 나간 농어 새끼를 ‘껄떼기’로 부른다.”고 했다. 명칭에 100개가 넘는 물고기는? 바로 숭어다. 양 교수는 “(숭어는) 성장에 따라 글거지, 애정이, 무근정어, 무근사슬, 미패, 미렁이, 덜미, 나무래미 등으로 불리고 이 외에도 걸치기, 객얼숭어, 나무래기, 댕기리, 덜미, 뚝다리, 모대미, 언지 등의 이름을 갖고 있다. 특히 숭어새끼를 ‘모치’라 하며 그보다 작은 것을 ‘동어’라고 부른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나노아타마산고메시(イナの頭三合飯)’라는 말이 있는데 ‘숭어 대가리만 있으면 밥을 많이 먹을 수 있다’는 비유로 숭어 대가리에 살이 많이 붙어있지 않지만 ‘대가리만 있어도 충분히 맛있다’라고 에둘러 표현한 것.”이라면서, “이처럼 일본에서도 숭어는 어디 하나 버릴 데가 없는 생선.”이라고 말했다. 양 교수는 “방어를 해벽어(海碧魚)라고 부르는데 지역별 방언이 다양하다. 강원도에서는 어린 개체를 ‘떡마르미’, 중간 개체를 ‘이배기’, 큰 개체를 ‘사기’라 한다. 경북에서는 10㎝ 안팎을 ‘곤지메레미’, 15㎝ 안팎을 ‘떡메레미’, 30㎝ 안팎을 ‘메레기’ 또는 ‘되미’, 60㎝ 이상을 ‘방어’라 부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방어가 서해 쪽까지는 잘 넘어오지 않기에 서해 쪽에서 부르는 방어의 이름은 매우 단순하다. 반면 환동해권 그리고 남해와 제주해 인근에서 산란기를 보내는 방어의 특성상 이쪽 지역에서는 명칭이 다양하다.”면서, “이렇게 방어를 부르는 명칭만으로도 지역의 환경을 파악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럼, 지금은 무슨 물고기가 좋은 철일까? 양 교수는 “밥상에 자주 오르는 생선구이나 선술집 술안주는 철마다 다양하고 맛 또한 기가 막힌다. 밥상이나 술상에 단골로 오르는 물고기는 다양한 속담으로 표현됐다.”면서 5월은 농어, 6월은 숭어를 대표적인 물고기로 소개했다. 5월, ‘보리타작한 농촌 총각 농어 한 뭇 잡은 섬 처녀만 못하다’ 6월, ‘태산보다 높은 보릿고개에도 숭어 비늘 국 한 사발 마시면 정승 보고 이놈 한다’ 그는 “녹음이 짙어가는 이 계절 ‘섬 처녀가 잡은 5월 농어’나 영산강 하구에서 잡아 올린 6월 숭어 요리를 밥상 위에 한 번 올려보는 것은 어떨까.”라고 제안하며 글을 마무리했다.<부경투데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