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이성재(홍보팀)
요즘 부경대학교 백경동산 옆에 커다란 연꽃 밭이 눈길을 붙잡습니다.
널따란 초록 이파리 위로 하얀 연꽃이 껑충한 꽃대 위에 앉아 환하게 빛나고 있으니까요.
부경대에 핀 이 하얀 연꽃들을 우리 ‘부경백련’이라 불러볼까요?
마침 엊그제 뉴스에서 경남 함안의 ‘아라 홍련’이 활짝 피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아라홍련’은 700년 잠에서 깨어난 연꽃이라는 점에서
생명의 신비를 느끼게 해주는 참으로 희귀한 연꽃입니다.
지난 2009년 함안의 성산산성의 고려시대 지층에서 연꽃 씨앗이 발굴되었는데요,
그 이듬해 씨앗 하나가 오랜 잠에서 깨어나 붉은 연꽃을 피운 것입니다.
함안이 아라가야의 중심지였기 때문에 ‘아라홍련’이라 하였답니다.
정말 대단하지요?
고려시대 씨앗이니까, 이 녀석은 700년 동안이나 기다리고 있었다니까요.
700년이라는 까마득한 시간을 가만히 헤아려봅니다.
존재는 기어코 피어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을 생각합니다.
존재의 피어남은 참으로 자연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는 것을 생각합니다.
붉은 ‘아라홍련’을 생각하면서, 저 새하얀 ‘부경백련’을 보면서
생명의 신비에 대해, 존재의 피어남에 대해 생각해봅니다.
‘나’도 그렇게 피어난 존재임을 생각합니다.
그처럼 까마득한 세월을 지나 기적처럼 피어난 존재인 ‘나’의 소중함을 생각합니다.
그런 소중한 ‘나’에게 맡겨진 역할, ‘나의 길’에 대해 생각해본 아침이었습니다.<부경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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