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양의 속성들이 용광로처럼 끓던 곳 | |||
작성자 | 대외협력과 | 작성일 | 2019-07-29 |
조회수 | 407 |
동·서양의 속성들이 용광로처럼 끓던 곳 | |||||
대외협력과 | 2019-07-29 | 407 |
부경대학교 인문한국플러스(HK+)사업단(단장 손동주)과 국제신문 공동기획 <동북아 바다…인문학으로 항해하다>의 28회 기사 키워드는 ‘상하이 매력’이었다. 안승웅 부경대 HK 연구교수는 26일 국제신문 15면에 게재한 ‘해양·대륙문명의 충돌과 마성의 도시’라는 제목의 글에서 “상하이는 동양의 파리라는 미명과 함께 그 화려함을 자랑했지만, 이면을 들여다보면 향락과 퇴폐에 찌든 소수 자본가를 위해 수많은 사람의 희생을 강요한 도시였다.”고 말했다. 안 교수는 “1920~30년대 상하이가 매력적인 도시였다는 점은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면서, “‘매력’이라는 단어의 ‘매(魅)’는 원래 사람을 유혹하는 도깨비를 가리키는 말이었다. 그리고 사람의 마음을 끌어당기는 묘한 힘은 선이기보다 악일 경우가 더 많다. 매력은 선과 악을 초월하는 개념이다.”고 상하이 매력의 성격을 분석했다. 그는 상하이 매력의 근원으로 “해양문명과 대륙문명의 충돌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바다를 건너온 서구 제국주의 국가들은 중국 침략의 교두보를 확보하기 위해 상하이에서 경쟁적으로 조계를 설치하고 확대했다. 1920~30년대 상하이는 서양과 동양의 상반되는 여러 속성이 충돌하고 용광로의 쇳물처럼 끓어 넘치는 곳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안 교수는 상하이의 어두운 면을 소개했다. 그는 “1920~30년대 상하이에서는 이른바 밤의 대통령이라 불리는 범죄조직 보스가 대낮에도 영향력을 발휘했다. 당시 상하이 암흑가는 청방(靑幫)이라는 조직이 장악하고 있었다.”면서, “청방의 두목으로는 두웨성(杜月笙) 황진롱(黃金榮) 장쑤린(張肅林)이 유명했는데, 이들은 상하이의 삼대 보스라 불리며 상하이를 호령했다.”고 소개했다. 범죄조직은 어떻게 상하이를 호령할 수 있었을까? 그 원인에 대해 안 교수는 “도시의 실질적 통치자가 영국 프랑스 미국 같은 서구 제국주의 국가였던 것과 관련이 있다.”면서, “당시 각국 조계 담당자는 중국 인민을 위하는 정상적인 통치 대리인보다 범죄조직 두목을 선호했다. 범죄조직 두목이 서구 제국주의 이익을 더 확실하게 보장해줬기 때문이었다. 범죄조직은 식민 통치에 일조했고, 제국의 식민 통치는 범죄조직을 비호했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당시 상하이는 범죄조직의 부를 축적해주는 마약과 도박, 매춘이 들끓는 도시가 되었다고 한다. 안 교수는 “1920~30년대 상하이는 지옥 위에 세워진 천당이었다.”고 규정했다. 그에 따르면 당시 상하이에는 8000여 곳의 아편굴이 있었고, 10만 명이 넘는 아편 중독자가 거리에 넘쳐났다고 한다. 도박으로 인해 가정과 삶이 파괴된 사람들이 속출했고, 매춘이 유일한 생존수단이던 여성이 10만 명을 넘겼다고 한다. 상하이의 이 같은 ‘그림자’를 덮고 있던 ‘빛’은 무엇이었을까? 안 교수는 “해양문명과 대륙문명의 충돌과 혼란 속에서 악의 세력만이 창궐한 것은 아니었다.”면서, “혼란 속에서 기존의 억압과 통제가 느슨해져 새로운 것이 창출됐다.”고 소개했다. 그는 그런 장면으로 △ 치외법권이 인정된 상하이가 세계인들의 가장 안전한 도피처였다는 점, △ 가스 철도 전기 전보 수도시설이 보급된 근대화된 도시, △ 물질문명과 함께 도입된 서구의 진보적 사상이 넘쳐 모던과 낭만을 추구하던 지식 청년들에게 꿈의 도시였다는 점 등을 꼽았다. 안 교수는 “상하이의 매력은 해양문명과 대륙문명의 충돌 속에서 지옥과 천당처럼 상반되는 속성이 상호작용하여 만들어 낸 것”이라면서, 프랑스의 미학가 가스똥 바슐라르의 말로 글을 맺었다. ‘영혼 전체를 이끌기 위해서는, 이중의 참여 - 욕망과 공포의 참여, 선과 악의 참여, 백과 흑의 조용한 참여가 필요하다’<부경투데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