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경대 김은주 교수가 열어주는 스피노자의 창(Spinoza's window unclosed by Prof. Kim Eun-joo of PKNU) | |||
작성자 | 대외협력과 | 작성일 | 2020-03-30 |
조회수 | 841 | ||
첨부파일 |
부경대 김은주 교수가 열어주는 스피노자의 창(Spinoza's window unclosed by Prof. Kim Eun-joo of PKNU) | |||||
대외협력과 | 2020-03-30 | 841 | |||
부경대학교 김은주 교수(교양교육원·사진)가 ‘철학자들의 철학자’로 불리는 스피노자의 초기 저술인 『지성교정론』을 라틴어 대역본으로 출간했다.(260쪽, 도서출판 길 펴냄) 이 책은 스피노자 전공자에 의한 라틴어 원전 번역본이라는 점에서 스피노자 애독자들의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김 교수는 서울대 국어교육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 철학과에서 스피노자 연구로 석사학위를 받고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2012년 프랑스리옹고등사범학교(Ecole Normale Superieure de Lyon)에서 스피노자의 인과성 개념을 다룬 논문으로 철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 책은 그 분량이 짧지만 막상 완독하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이 어려운 책을 요즘 코로나19로 계속되는 ‘집콕’의 상대할만한 반려자로 삼는다면 어떨까 싶은 것이다. 스피노자는 말하지 않았던가? ‘모든 고귀한 것은 어려울 뿐만 아니라 드물다’고. 자, 김 교수가 라틴어 원문을 번역한 『지성교정론』으로 들어가 보자. 김 교수가 이 책 후반부에 달아놓은 해제는 ‘벽돌처럼 딱딱한’ 이 책 속으로 독자를 안내하는 좋은 길잡이다. 이 책에 붙은 작은 제목은 이렇게 길다. ‘지성을 교정하고 지성이 사물을 참되게 인식하도록 이끄는 최적의 길에 대한 논고’. 김 교수의 해제에 따르면, 쇼펜하우어는 『지성교정론』의 도입부를 그 자신이 아는 한 ‘정념들의 폭풍을 진정시키기 위한 가장 강력한 수단’으로 추천할 정도였다고 한다. 그 유명한 매혹적인 도입부를 스피노자는 이렇게 시작한다. ‘통상의 삶에서 빈번히 일어나는 모든 일이 헛되고 부질없음을 경험이 나에게 가르쳐준 이후, 그리고 나를 우려하게 하고 내가 우려하곤 했던 모든 것들이, 그것들로 인해 마음이 움직이는 한해서가 아니고서는 그 자체로는 하등 좋거나 나쁠 것이 없음을 깨달았기에, 나는 마침내 결심했다. 참된 선(善)이면서 전파될 수 있는 것, 그리고 오직 그것만으로도 다른 모든 것이 물러나고 마음이 감응될 어떤 것이 있는지, 나아가 일단 발견하고 획득하고 나면 연속적이면서도 최고의 기쁨을 영원히 맛보게 해줄 어떤 것이 있는지 찾아보기로 말이다.’ 스피노자는 이어 말한다. ‘사람들 사이에 최고선(善)으로 평가되는 것은 다음의 세 가지로 추려진다. 부, 명예, 정욕(情慾)이 그것이다. 이 세 가지로 인해 정신은 다른 어떤 선도 전혀 사유할 수 없을 만큼 흐트러진다.’(21쪽) 김 교수의 해제를 따라가 보자. 정욕과 부, 명예 같은 통상적 선의 좋음은 본성상 불확실하다. 이것들을 향유할 때 누리는 기쁨은 이내 슬픔으로 전복되거나 슬픔을 수반한다. 반면 참된 선의 좋음은 본성상 확실하되 다만 획득이 불확실할 뿐이다. 나아가 본성상 불확실한 선에 탐닉하는 것은 존재 보존에 치명적이며, 바로 이 때문에 화자(스피노자)는 참된 선의 획득이 설령 불확실하더라도 불가피하게 그것을 찾아 나설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182쪽) 그렇다면 화자가 반드시 찾아야할 참된 선이란 어떤 것인가? 그것은 각자가 생각하는 강력한 인간 본성에 도달하는 것, 그것도 가능한 많은 이들과 함께 도달하는 것이다. 우선 스피노자는 우리의 4가지 지각방식을 간추려준다. 1. 소문이나 규약적인 어떤 기호(記號)로부터 갖는 지각. 2. 무작위적 경험에 의해 갖는 지각. 3. 어떤 결과로부터 원인을 추리해 갖는 지각. 4. 사물이 오직 그것의 본질만으로 인식되는 지각. 스피노자는 1~3의 지각방식으로는 사물의 본질을 지각하지 못하며 참된 관념에 도달하지 못한다고 설파한다. 그는 ‘오직 네 번째 방식만이 사물의 적합한 본질을 파악하며 오류의 위험도 없다. 따라서 이 방식이 최대로 이용되어야할 것.’(41쪽)이라고 말한다. 스피노자는 참된 관념에 도달하려는 지성의 작동을 가로막는 장애로 ‘편견’과 단순하고 파편적인 인식에 만족하게 하는 ‘정신의 수동성’을 꼽았다. 편견과 정신의 수동성을 조심할 것! 그러면 참된 관념에 도달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스피노자는 참된 지각을 허구나 거짓, 그리고 의심스러운 지각과 구별하라고 한다. 허구나 거짓, 그리고 의심스러운 지각은 사물의 필연성이나 모순을 인식하지 못할 경우, 즉 인식의 결여에서 생겨난다. 스피노자는 이 책에서 우리가 보다 사물을 잘 이해하기 위해 자연의 질서를 잘 이해할 것을 제안한다. ‘정신은 더 많은 것을 인지할수록 자신의 힘이나 자연의 질서를 더 잘 이해한다. 더 나아가 정신이 자신의 힘을 더 잘 이해할수록 더 쉽게 스스로를 이끌 수 있고 스스로에게 규칙들을 제안할 수 있다. 또한 자연의 질서를 더 잘 이해할수록 정신은 쓸데없는 절차를 취하지 않도록 스스로를 더 쉽게 제어할 수 있다. 우리가 말했듯이, 이것들이야말로 방법의 요체이다’(49쪽) 스피노자는, 정신은 항상 신체를 향하고 있다고 했으므로 신체의 경험이 정신을 고양하는 밑거름이 될 것이다. 그러므로 자신의 힘이나 자연의 질서를 더 잘 이해하기 위해 신체의 경험, 그리고 자연의 질서에 대한 이해가 무엇보다 긴요하겠다. 나아가 스피노자의 핵심사상인 보편적 인과 결정론이 담긴, 이 책 속의 한 구절은 어떤 독자에게는 무한한 자유를 느끼게 해 줄 수도 있겠다. ‘자연 안에는 자연의 법칙에 대립하는 것은 아무 것도 있을 수 없는 까닭에, 그 대신 모든 것은 자연의 일정한 법칙들을 따라 이루어지며 따라서 이 법칙의 일정한 결과들을 일정한 법칙에 따라 지칠 줄 모르는 연쇄로 산출하는 까닭에, 사물을 참되게 생각할 때 영혼은 동일한 결과를 표상적으로 계속 형성해나간다는 점이 이로부터 따라 나온다.’ (71쪽) 특히 ‘말’에 대한 스피노자의 통찰도 오늘날을 사는 우리 모두에게 유용한 삶의 팁이 될 것이다. ‘말은 상상의 일부이므로, 다시 말해 신체의 어떤 배치에 따라 말이 기억 안에서 무작위적으로 형성되는 대로 우리는 많은 개념을 허구적으로 지어내므로, 우리가 극도로 경계하지 않으면 말도 상상과 똑같이 많은 커다란 오류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은 의심할 바 없다.’(97쪽) 굳이 ‘우리 정신이 신체(말)를 통제할 수 없다’는 스피노자의 전언을 상기하지 않더라고 ‘극도로 경계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 말이겠다. 스피노자는 이 책에서 사물의 본질이나 진리를 모르거나 알려고 하지 않으며 모른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사람, 무언가를 입증해주어도 부정하거나 양보하거나 반대하는 사람, 자신이 부정하거나 양보하거나 반대하는 것조차 알지 못하는 사람에 대해 ‘정신이 전적으로 결여된 자동기계로 간주될 수밖에 없다’(55쪽)고 말한다. 스피노자는 모든 사물은 본질에 의해 인식되거나 원인에 의해 인식되며 또한 추상적으로가 아니라 개별적 본질로부터 인식되어야하고, 그러려면 사물에 대한 정의로부터 다른 관념들을 도출해야한다고 주장한다.(213쪽) 김 교수는 “(그러나 스피노자는) 지성의 정의에는 도달하지 못하고 지성의 특성을 열거하는 데 그친다. 라이프니츠가 자신이 ‘가장 기대했던 대목에서 스피노자가 멈춰버렸다’고 아쉬워했을 만큼 중요한 부분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 아쉬움은 스피노자의 대표작 『윤리학』을 통해 채워보기로 하자. 한편 김 교수는 스피노자를 중심으로 데카르트와 홉스 등 17세기 철학을 중점적으로 연구하면서 미셸 푸코, 자크 데리다, 자크 라캉 등 현대 프랑스 철학을 함께 연구하고 있다. 저서로 『생각하는 나의 발견, 방법서설』(미래엔, 2007)과 『스피노자의 귀환』(공저, 민음사, 2017) 등이, 역서로는 『테러 시대의 철학: 하버마스, 데리다와의 대화』(지오바나 보라도리, 공역, 문학과지성사, 2002), 『스피노자 철학에서 개인과 공동체』(알렉상드로 마트롱, 공역, 그린비, 2008), 『스피노자 매뉴얼』(피에르-프랑수아 모로, 공역, 에디토리얼, 2019) 등이 있다. <부경투데이> Professor Kim Eun-joo of the Pukyong National University (Basic Liberal Arts Education Center · Photo) published Spinoza's early work, 『Theory of Intellectual Emendation』 which is called 'The Philosopher of Philosophers', in a book of parallel texts in Latin and Korean. (Total 260 pages , Gil) This book is receiving much attention from great admirers of Spinoza in that it is a translation of the original text written in Latin by a Spinoza major. Professor Kim graduated from the Department of Korean Language Education at Seoul National University and received a master's degree in Spinoza research from the Department of Philosophy at the Graduate School, and then finished her doctorate. In 2012, she received a Ph.D. in philosophy from Ecole Normale Superieure de Lyon in France, a dissertation on the concept of causality of Spinoza. The book is short, but actually it is not easy to finish reading all. For that reason, what if we make this difficult book a worthy companion of 'Jeebkok (means, 'be stuck at home')', which continues because of COVID 19 these days? Spinoza did not tell you? 'All the noble things are not only difficult but also rare.' Now, let's go into 『Theory of Intellectual Emendation』, which Professor Kim translated the original Latin text into Korean. The bibliography that Professor Kim put at the end of the book is a good guide to lead the readers into this solid, brick-like book. The subtitle on this book is so long as this. 'A contention that the best way to emend intelligence and lead it to truly perceive things.' According to the bibliography, it was said that Schopenhauer recommended the introduction of 『Theory of Intellectual Emendation』 as ‘the most powerful method to calm the storm of emotions’ as far as he knows. Spinoza begins the famous and fascinating prologue like this. 'Since the experience have taught me that everything that happens frequently in my ordinary life is empty and vain, I realized that there is nothing good or bad in itself unless all the things I used to worry about and made me worry are not limited to the movements of the mind, because of them I finally decided. Something that can be preached even though it is true virtue, and with that alone, there is something else that is going to get back and the mind will respond, furthermore, once I discover and acquire, I mean I decided to look for something that would make me taste the best joy forever and continuously.' Spinoza continues. 'To be evaluated as a Summum bonum (the highest goodness) among people is divided into three categories. It is wealth, honor, and lust. These three things distract your mind so you cannot think of any other virtue.' (p.21) Let us follow Professor Kim's annotation. The goodness of general virtue such as lust, wealth, and honor is uncertain by nature. The joy of enjoying these things is soon overturned in sorrow or it accompanies sorrow. In contrast, the goodness of true virtue is certain in nature, however its acquisition is uncertain. Furthermore, indulging in an uncertain virtue in nature is fatal to preserving existence, and for this reason the narrator (Spinoza) says that even if the acquisition of true virtue is uncertain, it is unavoidable to explore. (p.182) Then, what is the true virtue that the speaker claims to find? It is to reach the strong human nature that each of us thinks, and to reach with as many people as possible. First, Spinoza outlines our four ways of perception. 1. Perceptions from rumors or some symbols that are stipulating. 2. Perception from random experience. 3. Perception of reasoning from a result. 4. The perception that a thing is perceived only by its essence. Spinoza explains that the perception method of 1~3 does not perceive the essence of things and does not reach perfection. It means that there is a great risk of making errors. He says, 'Only the 4th method identifies the proper nature of the object and there is no risk of error. Therefore, this method should be used to the maximum.’ (p.41) Spinoza pointed out that ‘prejudice’ and the ‘passiveness of the consciousness’ that satisfies simple and fragmentary perceptions as obstacles to the operation of the mind trying to reach true notion. Beware of prejudice and the passiveness of the consciousness! Then, what are the ways we can reach true notion? Spinoza tells you to distinguish true perception from fiction, false, and suspicious perception. Fiction, false, and suspicious perception arise from a lack of awareness that is, if one cannot recognize the inevitability or contradiction of things. Spinoza recommends that we better understand the order of nature in order to better understand things in the book. 'The more the mind perceives, the better it understands its own power and the order of nature. Furthermore, the more the mind knows its strength, the easier it is to lead itself and suggest rules to itself. Also, the better it understands nature's order, the easier it is for the mind to take control of itself to avoid unnecessary use. As we said, these are the essence of the method.' (p.49) Spinoza said that the mind is always directed toward the body, so the experience of the body will be the basis for elevating the mind. Therefore, in order to better understand one's power or the order of nature, the experience of the body and the understanding of the order of nature will be most important. Furthermore, a passage in this book, which contains universal and determinism, which is Spinoza's core ideology, may give some readers unlimited freedom. 'It follows from the fact that when you think of things as true, the soul continues to form the same results in a representative way, because there is nothing in nature that can be against the laws of nature, instead, everything is done according to certain laws of nature, and therefore, the results of these laws are produced in a tireless chain according to certain laws.' (p.71) Especially, Spinoza's insight into 'speech' will also be a useful life tip for all of us today. 'Because speech is a part of our imagination, in other words, as words are randomly developed in memory according to a certain arrangement of the body, we create many concepts in fiction. Therefore, there is no doubt that words of speech can cause as many errors as we imagine if we are not extremely vigilant.' (p.97) Even if we do not necessarily recall Spinoza's message that 'our mind cannot control the body (speech)', it means 'what we must be extremely wary of’. In this book, Spinoza explains about people who do not even know or do not even try to know the essence or truth of things, and who do not know what they do not know, people who deny, yield, or oppose even if someone else prove something, or for those who do not even know what they are denying, yielding or opposing, Spinoza says, 'must be regarded as an automatic machine that is totally lacking in mind'. (p.55) Spinoza argues that all things are perceived by essence or by cause, and that they must be recognized from individual essences, not abstractly, and in order to do so, we must derive other notions from the definition of things. (p.213) Professor Kim said, ‘(However, Spinoza) could not reach the definition of intelligence, but only lists the characteristics of intelligence. It is also an important part of Leibniz’s wistful remark on this, ‘Spinoza has stopped at the most anticipated passage.' How about we fill that disappointment through Spinoza's representative work, 『Ethics』? In the meantime, focusing on Spinoza mainly, Professor Kim is concentrating upon the studies on 17th-century philosophy such as Descartes and Hobbes, while studying contemporary French philosophy such as Michel Foucault, Jacques Derrida, and Jacques Lacan. Her writings include 『Finding of myself thinking, Discourse on the Method』 (Mirae-n, 2007) and 『Return of Spinoza』 (Co-write, Minumsa, 2017), and 『Philosophy in a time of terror: dialogues with Jürgen Habermas and Jacques Derrida』(Borradori, Giovanna, joint translation, Moonji, 2002), 『Individu et communauté chez Spinoza. Nouvelle éd.』(Matheron, Alexandre, joint translation, Greenbee, 2008), 『Spinoza et le spinozisme』 (Moreau, Pierre-François, joint translation, Editorial, 2019). <Pukyong Toda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