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민낯을 드러내기로 한다” | |||
작성자 | 대외협력과 | 작성일 | 2018-08-21 |
조회수 | 395 |
“이젠 민낯을 드러내기로 한다” | |||||
대외협력과 | 2018-08-21 | 395 |
늘 문학 동네를 서성거렸다는 그가 수필집을 냈다!
책 앞에 쓴 ‘머리말’이 이렇게도 울컥할까? 부경대학교 김인철 교수(조선해양시스템공학과)가 정년퇴임을 앞두고 발간한 수필집 ‘풍경너머’(전망 刊)의 서문 말이다. 김 교수는 자신의 첫수필집 머리말에서 “늘 문학 동네를 서성거렸다.”면서, “시골 초등학교 때 백일장에 참가한 것이 그 시작인 거 같다.”고 고백했다. 그런 그는 해마다 정초에 신춘문예가 발표되면 중앙지뿐만 아니라 지방지까지 죄다 사서 읽었다고 했다. 그는 “늘 꿈을 꿈으로만 간직했을 뿐 행동으로 옮길 용기는 없었다. 솔직히 말하면 너무 두려웠다. 그래서 먼발치에서 문학 동네를 바라보는 것으로 만족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현대문학’ ‘창작과 비평’ 같은 문학잡지를 꾸준히 사서 읽고 해마다 ‘이상문학상 작품집’을 사서 책장에다 차곡차곡 쌓았다고 한다. 그의 표현대로 “마치 소중한 보물처럼.” 이런 이가 쓴 수필은 어떤 온도를 품고 있을까? “시인이나 소설가들에게 늘 부러운 시선을 보냈다.”는 그는 강남주 시인(전 부경대 총장)의 권유로 부경대 교수 수필 동인지 <수평선> 동인으로 참여해 글을 쓰게 된다. 그 후 20여 년 동안 쓴 수필을 책으로 엮으려던 그는 또 망설인다. 그는 “단행본으로 엮으려 하니 금방 나의 민낯이 드러날 것 같아 망설여진다. 그러나 이번만큼은 뒤에 숨거나 서성거리기보다는 민낯을 드러내는 용기를 택하기로 했다.”고 했다. 그는 “글의 흐름을 살펴보니 나이가 들수록 기행문이 많았다. 젊어서 제법 잘난 체하고 모가 나던 성격이 세월 따라 모가 닳아, 비판적 시각보다는 자신을 돌아보는 성찰의 시간이 많았다는 게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고도 했다. 수필집 제목 ‘풍경 너머’는 어떤 의미를 담고 있을까? 그는 “풍경 너머에는 늘 아득한 그리움이 존재한다.”고 했다. 그는 “어릴 때 어머니의 유일한 외출이었던 친정나들이에 동생들을 데리고 외가에 가면, 해질녘 산위에 올라 시오리 너머 아득한 외가의 풍경을 바라보며 동생들은 지금쯤 무엇을 하고 있을까 하는 궁금증이 저녁연기 사이로 퍼져나가 아득한 그리움에 목이 멨다.”고 했다. 그는 “그처럼 문학 동네는 늘 풍경 너머의 궁금한 동네였고, 아득하기 만한 그리움의 동네였다.”고도 했다. 그런 그가 “수필집을 발간한다는 마음에 울컥한다.”고 했다. 그는 “항상 그리웠던 어머니께 이 책을 바친다.”고 했다. 평생 ‘문학소년’이었던 그는 정년에 이르러 낸 이 멋진 수필집을 어머니에게 제일로 자랑하고 싶은 것이다. 순수한 소년의 마음! 이런 저자의 따뜻한 마음이 버무려진 이 책에는 ‘버리는 공부와 모으는 공부’ 등 43편의 수필이 실려 있다. 문학평론가 남송우 교수(국어국문학과)는 ‘인문학적 사유로 살아온 공학자의 삶이 빚어 만든 하나의 세계’라는 제목의 이 책 발문에서 “공학자의 글쓰기 수준이 이 정도라면, 인문학자들의 글쓰기는 어느 지점쯤에 도달해야할지를 새삼 생각하게 만들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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